태영건설이 분양한 아파트에 당첨된 사람들이 계약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태영건설이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규모를 감당하지 못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최근 태영건설의 주거시설 브랜드인 데시앙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공사인 A건설사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하자, 이 아파트의 분양받은 사람들은 과연 정상적인 입주가 가능할지, 금전적 손실은 어느 정도일지, 계약을 해지해야 하는지, 아니면 중도금 납입을 중단해야 하는지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같은 우려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지난 28일 '태영건설 기업개선작업 추진에 따른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사업장·수분양자·협력업체 보호 및 부동산 PF·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정부는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아파트 건설현장부터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현재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전국의 현장은 총 140여 곳에 이르고, 이와 관련된 협력업체는 총 581개사입니다. 올해 상반기에 분양일정을 마친 사업장은 총 22곳으로, 1만 9869세대를 공급했다고 합니다. 이 중 14개 사업장(1만 2395세대)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받은 상태이며, 300 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공급할 때에는 입주자모집공고 전에 반드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건설사의 공정률이 높으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시행사 역할을 맡아 시공사를 교체한 뒤 공사를 진행해 수분양자들을 입주시킬 수 있습니다. 단, 계약자 중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사업을 중단하고 이미 납부한 금액을 모두 반환해 주고, 그 후에 해당 사업장은 법적 절차를 거쳐 매각될 예정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분양보증을 받지 못한 정비사업지 가운데 LH가 직접 시행하는 곳은 태영건설이 공사를 이어갈 예정이며, 만약 공사가 어려워지면 다른 건설사에게 시공을 맡기는 등의 방법으로 사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합니다.
신탁사 또는 지역주택조합 보증으로 추진되는 사업장 두 곳은 관계자들과의 협의를 거쳐 계속할지 중단할지 결정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수분양자들의 피해는 피할 수 없고, 실거주할 생각으로 분양전환을 받아도 공사가 지연되면 계약금과 중도금에 대한 이자비용이 늘어납니다. 시공업체가 바뀌면 태영건설이 아파트를 분양할 때 약속했던 여러 가지 혜택들도 함께 없어질 가능성이 높고, 계약금과 중도금 등 납부한 돈을 모두 돌려받는 대신 다른 곳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없게 되므로,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을 떠맡는 것을 꺼리고 있으며, 건설사마다 건물을 지을 때 지켜야 할 기준이나 기술이 있는데, 뼈대만 올린 상태에서는 이런 것들을 지키기 어렵고, 또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도 불분명합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역시 손해를 볼 수 있고, 수분양자들에게 분양대금을 돌려주고 사업장을 매각해야 하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아 적정 가격에 팔 수 없게 됩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지난해 시공사인 건설사의 부도 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경남 사천의 한 아파트 현장을 약 600억 원에 매각한 바 있고, 감정평가액은 당시 1297억 원이었다고 합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분양계약자와 협력업체 보호조치들을 즉각 이행하고, 이미 마련돼 있는 시장 안정 조치들을 즉각 가동하겠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그 규모와 내용도 대폭 확대·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습니다.